더 고소하게, 더 깔끔하게! 피칸과 호두 전처리하는 방법
호두나 피칸 같은 견과류는 고소한 맛과 식감을 더해주는 베이킹 재료로 자주 사용되지만, 그냥 바로 사용하는 것보다 한 번의 전처리 과정을 거치면 훨씬 맛과 향이 살아납니다. 견과류의 경우 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며 내부의 기름기가 산패되어 소위 말하는 "쩐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쩐내가 나는 경우 이미 산패되어 몸에 해로운 상태가 되는데요, 쩐내가 나는 경우에는 폐기해야 한답니다. 따라서 미리미리 전처리 과정을 거쳐 냉동보관 하고, 필요시마다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견과류 중 특히 호두와 피칸의 전처리 과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다른 견과류와 달리 호두와 피칸의 경우 전처리 과정이 다소 귀찮기는 하지만,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줄이고 고소함을 극대화하려면 꼭 필요한 과정이랍니다.
1. 호두와 피칸을 물로 씻는다
호두와 피칸 껍질 속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어요. 특히 호두는 겉에 얇은 껍질 같은 껍질막이 남아있을 때 특유의 떫은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죠. 이 떫은맛을 줄이고 더 깔끔한 맛을 내기 위해선 물에 깨끗이 씻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볼에 견과류를 담고 미지근한 물을 부은 뒤, 손으로 문질러가며 2~3번 헹궈주세요. 물이 처음보다 탁해지면 잘 씻기고 있는 거예요.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반복합니다. 씻은 후에는 체에 밭쳐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줍니다.
2. 끓는 물에 데치기
호두와 피칸의 경우 다른 견과류와 달리 데치는 과정이 추가됩니다. 피칸과 호두의 떫은 맛을 확실히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냄비에 견과류가 충분히 담길 만큼의 물을 넣고 끓인 뒤, 견과류를 넣고 2분 정도 데쳐줍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향이 날아가고 식감이 무르기 쉬우니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데친 후에는 체에 밭쳐 찬물에 헹궈주면 껍질막이 한층 더 쉽게 벗겨지고, 전체적으로 맛도 깔끔해집니다. 특히 호두는 데치고 나면 표면에 얇게 붙어 있던 갈색 껍질이 불려져 손으로 문지르면 쉽게 벗겨져요. 이 껍질이 떫은맛의 주범이기 때문에 제거해주면 훨씬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데친 후에는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해줍니다.
3. 건조와 로스팅으로 고소함 더하기
씻은 견과류는 바로 사용하면 물기가 있어 베이킹 반죽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고 로스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키친타월로 표면의 물기를 최대한 닦아낸 후, 오븐을 150도(섭씨)로 예열하고 견과류를 팬에 넓게 펼쳐 20분간 구워줍니다.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지 않은 경우 굽는 시간이 증가할 수 있으니 키친타올로 정성들여 물기를 닦아주세요. 중간에 한 번 뒤집어주면 고르게 구워져요. 가정용 오븐에서 1kg의 견과류는 두 번에 나누어 구우시면 됩니다.
프라이팬을 사용할 경우, 기름 없이 중약불에서 약 5~7분간 볶아주면 됩니다. 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이렇게 하면 견과류 속 수분이 날아가면서 더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살아납니다. 특히 쿠키나 케이크 속에 들어갈 때 훨씬 맛있어져요.
4. 로스팅 후 보관 팁
구운 견과류는 상온에서 충분히 식힌 후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합니다. 한 번에 넉넉히 로스팅해두고 보관하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 좋아요. 공기를 최대한 차단하면 산패도 막을 수 있어요. 저는 지퍼락 봉투를 활용하여 겉면에 전처리 날짜를 적어두고 보관합니다. 또는 구입시 들어있는 봉투가 지퍼락 형태라면 그대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베이킹에서 작은 차이가 큰 맛을 만든다는 말, 들어보셨죠? 호두와 피칸을 그냥 넣느냐, 정성껏 전처리해서 넣느냐에 따라 전체 완성도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단 몇 분의 노력으로 훨씬 고급스러운 맛을 낼 수 있으니, 다음 베이킹부터는 꼭 한 번 시도해보세요!